가을의 바람과 햇빛이 너무나도 좋은 금요일 아침에 러브레터를 씁니다. 오늘 새벽에는 시편 7편의 말씀을 통해서 저 자신이 많은 은혜를 받았습니다. 다윗이 사울의 추격을 피해서 쫓겨 다닐 때 늘 밀고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편 7편은 그중에 한 사람으로 추정되는 구시가 한 말을 듣고 다윗이 하나님 앞에 쓴 애가입니다.

다윗은, 자신이 하나님께 피한다고 고백합니다. 우리도 다윗과 같은 일을 경험하고 당할 때 이 세상에 피할 곳은 하나님 품 안입니다. 그리고 다윗은 하나님이 방패이시다라고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공의에 자신의 마음을 호소하면서 간절하게 기도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공의로 구원해 주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러니까 다윗은 항상 찬양으로 시작해서 찬양으로 끝을 내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시편 7편을 보면 인생에는 악순환은 악순환의 고리를 내고, 선순환은 선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것을 보게 됩니다. 우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인생의 선순환이 일어나는 은혜를 받아야 합니다.

추석에 모처럼 저희 자녀 희원, 경원, 채원이 다 모였습니다. 그리고 화요일에는 어머니께 다녀왔습니다. 잠시였지만 참 좋아하셨습니다. 거의 평생을 서울에서 살던 제가 청주에서 목회한 지가 5년째입니다.

전형적인 도시 사람이었던 제가 어느 순간부터는 자연이 좋아지고 시골이 좋아지는 것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데 청주를 조금만 벗어나면 펼쳐지는 가을바람, 가을 햇빛, 익어가는 벼, 나무들, 밭의 모습들, 농가의 모습들이 왜 그리 좋은지요!

하나님께서 만드신 것은 참 좋습니다. 제가 이제 쓰게 될 세 번째 책의 제목이 ⌜햇빛과 바람은 공짜, 다시 시작한다⌟입니다. 우연히 구입하게 된 장석주 시인의 마흔의 서재를 읽었습니다.

그는 3만 권의 서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제주도에 땅을 사서 여행자를 위한 서고를 만들어 오픈하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일 년에 1500권 정도의 책을 사서 거의 다 읽는다고 합니다.

자신은 활자 중독증에 걸렸다고 합니다. 이분의 대표적인 시가 대추나무이고 중학교 교과서에도 실혔습니다. 지난주 장석주 시인의 삶이 저에게는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저는 요즘도 새벽기도 후 바로 목양실에 올라와서 책을 읽거나 글 한 편을 씁니다. 이번 주에는 두 편을 썼습니다. 책 읽고 글 쓰는 시간은 저의 내면을 치유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말로는 다 하지 못하는 것을 글로는 표현할 수가 있습니다.

제가 최근에 읽은 책은 다음과 같습니다. 마흔의 서재(장석주), 걷는 독서(박노해),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가(김인수 외), 시골 한적한 곳에 가게를 차렸습니다(나기이 후미애), 어느 날 변두리 마을에 도착했습니다(김효경) 등입니다.

하루에 한 권 정도의 책을 읽는 편입니다. 어떤 책은 읽었으나 저와 공감대가 없으면 읽다가도 덮습니다. 그리고 어떤 책은 끝까지 읽습니다. 그리고 글로 쓰기도 합니다.

목요일에는 우리 지방회의 두 분의 선배 목사님을 만나 교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동안 있었던 목회 이야기도 하고 속 이야기도 하니 가슴이 시원했습니다. 만남은 늘 축복입니다.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저는 주로 금요일에는 주일설교준비와 주보 자료를 완성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토요일에는 설교를 심화시키고 저의 것으로 소화하는 일에 집중합니다. 모든 일은 새벽에 다합니다.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오전 9시까지, 해야만 하는 일을 거의 다 미리 해둡니다. 그리고 가능하면 교역자들과 회의하는 것을 자제하여, 스스로 자신이 맡은 일을 하도록 하는 편입니다. 단 화요일에는 주로 성도님들께 전화를 드립니다. 환우들을 위해서 기도도 합니다.

그리고 다시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는 하나님 말씀을 연구하고 저 자신의 성장을 위해서 시간을 쓰고, 오후에는 목회 일정을 소화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9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이렇게 좋은 가을이 계속 가고 있습니다.

우리 성도님들 가을을 느끼시고 누리시기 바랍니다. 저는 러브레터를 어떤 목적을 가지고 쓴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습니다. 단순하게 책상에 앉아서 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우리 성도님들과 나누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러브레터를 읽으실 때는 저와 찬 한잔하시면서 편안하게 대화하신다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우리 성도님들 건강하시고 범사도 잘되시고 우리 주님께서 주시는 축복을 많이 누리시기를 기도합니다. 늘 사랑합니다. 감사를 드립니다.

2021년 9월26일 가을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정진호 드림